2024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너무 혼란한 가운데, 2025년은 정말 글자 그대로 태평한 한 해이길 바란다.
친구와는 이번에 재개봉한 '러브레터'를 보았다. 올해로 개봉 30주년이 되었다고.
이번에 다시보면서 새롭게 기억에 남던 건 그 유명한 '오겡끼데스까' 장면이었다.
와타나베 히로코가 연인이 죽은 산을 향해 안부를 외치던 모습과
감기로 거의 죽다 살아난 여자 후지이 이츠키가 병실에 누워
중학교 동창이었던 동명의 남학생의 부고를 뒤늦게 접하고, 그를 떠올리며 안부를 묻던 모습이 교차되어 보여준다.
예전엔 하얀 눈밭에서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던 와타나베 히로코의 모습만 기억에 남았는데, 이번에 다시볼 땐 각기 다른 시기에 남자 후지이 이츠키를 알았던 두 사람이 그와의 추억, 감정을 정리하는 장면이었음을 새롭게 느꼈다.
작년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나카야마 미호.
너무 아쉽다. 좀 더 오래오래 보고 싶었는데.
오겡끼데스까? 당신도 그곳에서 잘 지내길 바라요.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들고 눈길을 걷다가 창덕궁에서 궁궐 담장길로 올라가니, 왠일로 창경궁 진입로가 열려있는 걸 보았다.입장료 천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창경궁은 오랜만이기도 하지만, 눈 내린 날 오는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원랜 가볍게 궁을 거쳐 집에 가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마침 '대온실 가는 길' 표지판이 있길래 온 김에 들려보기로 했다. 최근에 '대온실 수리 보고서'라는 책을 샀는데 읽기 전에 답사(?)겸 구경하자며 ㅋㅋㅋㅋㅋㅋ (문젠 궁에 갔다온 이후에도 아직 안 읽음-_-;;;;)
온실 건물 스타일, 르네상스식 미로식 정원과 분수가 궁 안에 있으니 참 이국적이다.
온실 입구 문짝에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의 장식이 들어가 있다.
이날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궁 뿐만 아니라 거리 곳곳에 눈사람이 많이 만들어져 있었는데(사람들 정말 귀여움ㅋㅋㅋ) 창경궁에 들린 어떤 금손님이 이렇게 멋진 동물 눈사람을 만들어두었다. 사진을 안찍을 수 없음.